Stablecoin
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1달러를 유지하는가? 페깅 메커니즘은 종류마다 다르고, 그 차이가 곧 실패 모드를 가른다.
페깅의 본질: 차익거래 루프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에 머무는 이유는 신비한 알고리즘 때문이 아니다.
가격이 1달러에서 벗어날 때마다 차익거래(arbitrage)가 가격을 1달러 부근으로 되돌리기 때문이다.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 스테이블코인이 1.01달러에 거래되면 → 발행자에게서 1달러에 사서 시장에 1.01달러에 팔아 차익을 남긴다
- 스테이블코인이 0.99달러에 거래되면 → 시장에서 0.99달러에 사서 발행자에게 1달러에 환매한다
이 루프가 신뢰성 있게 동작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 무제한 발행, 환매: 1달러를 넣으면 1 코인이 나오고, 1 코인을 넣으면 1달러가 나와야 한다
- 즉각적 정산: 환매가 며칠씩 걸리면 차익거래자가 리스크를 떠안기를 꺼린다
스테이블코인의 종류를 가르는 핵심은 이 1달러를 무엇으로 보장하는가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디페그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페그를 회복하는가다.
4가지 페깅 방식
| 유형 | 담보 | 대표 |
|---|---|---|
| 법정화폐 담보 | 현금, 단기 국채 | USDT, USDC, PYUSD |
| 암호화폐 담보 | ETH, WBTC 등 | DAI, sUSD |
| 합성 / 델타 중립 | 현물 + 선물 숏 헤지 | USDe (Ethena) |
| 순수 알고리즘 | 없음 (또는 자매 토큰) | UST(붕괴), USDD |
순수 알고리즘은 현재는 사실상 소멸상태이다.
법정화폐 담보 — USDT, USDC
가장 단순하고 가장 큰 시장이다. 발행자가 받은 1달러를 은행이나 단기 국채에 보관하고,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발행과 환매 플로우
sequenceDiagram
participant U as 사용자
participant I as 발행자(Circle/Tether)
participant B as 은행/국채
participant C as 블록체인 컨트랙트
U->>I: 1. $1,000,000 송금
I->>B: 2. 준비금 예치
I->>C: 3. mint(user, 1,000,000 USDC)
C->>U: 4. 1,000,000 USDC 전송
Note over U,C: 환매 시 역순으로 진행
준비금 구성
USDC와 USDT의 가장 큰 차이는 준비금의 투명성이다.
| 구분 | USDC (Circle) | USDT (Tether) |
|---|---|---|
| 준비금 구성 | 현금 + 단기 미국 국채 | 국채 + 현금 + 담보 대출 |
| 시가총액(2026) | 약 750억 달러 | 약 1,850억 달러 |
참고로 2026년 2월 기준 Tether는 여전히 회계법인의 정식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attestation은 특정 시점의 잔고 확인일 뿐, 감사와는 다르다.
USDT가 1위를 유지하는 이유는 신뢰가 아니라 거의 모든 메이저 거래소가 USDT를 기본 거래쌍, 무기한 선물 마진, 기본 출금 자산으로 깔아놨다는 점이다.
거래소 인프라에 박혀 있어 빠져나오기 어렵다.
페그 안정 메커니즘
법정화폐 담보 코인의 페그는 발행자가 직접 운영하는 mint/redeem 창구가 지탱한다.
기관 사용자가 발행자에게 1달러를 보내면 1코인을 받고(mint), 1코인을 보내면 1달러를 돌려받는(redeem) 직접 교환 통로다.
- 가격이 1.01달러로 오르면 기관이 1달러를 발행자에게 주고 1 USDC를 mint해 시장에 1.01달러에 매도 → 가격 하락 압력
- 가격이 0.99달러로 떨어지면 기관이 1 USDC를 시장에서 0.99달러에 사서 발행자에게 1달러에 redeem → 가격 상승 압력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려면 redeem 창구가 막힘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
2023년 3월 SVB 사태 당시 USDC가 일시적으로 0.87달러까지 디페그된 것도 이 창구가 잠겼기 때문이었다.
Circle의 준비금 일부(33억 달러)가 SVB에 묶이면서 redeem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졌고, 차익거래자들이 손을 떼면서 페그가 무너졌다.
장단점
| 장점 | 단점 |
|---|---|
| 메커니즘이 단순하고 직관적 | 발행자에 대한 신뢰가 필수 |
| 높은 자본 효율성 (1:1 담보) | 은행 시스템에 의존 (디페그 리스크) |
| 규제 친화적 | 검열 가능 (발행자가 주소 동결 가능) |
| 디페그가 나도 회복 경로가 분명함 | 중앙화 |
Circle은 USDC 컨트랙트에서 특정 주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동결할 수 있다.
검열 저항이 중요한 사용자에게는 같은 메커니즘이 부담으로 돌아온다.
암호화폐 과담보 — DAI
발행자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으려는 대안이다. 스마트 컨트랙트에 암호화폐를 담보로 잠그고 그만큼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MakerDAO의 DAI가 대표적이다.
Vault 메커니즘
flowchart LR
A[사용자] -->|1. ETH 담보 예치<br/>$150| V[Vault Contract]
V -->|2. DAI 발행<br/>$100| A
V -->|상태 모니터링| O[Oracle]
O -->|가격 피드| V
V -.->|담보율 < 150%| L[Liquidation Auction]
L -->|담보 매각| K[Keeper]
K -->|DAI 상환| V
style V fill:#4A90D9,color:#fff
style L fill:#D9534F,color:#fff
사용자가 150달러 어치 ETH를 예치하면 최대 100달러 어치 DAI를 발행할 수 있다. 즉 150% 과담보(over-collateralization)가 기본이다.
ETH 가격이 하락해 담보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청산이 시작된다. 청산 컨트랙트(Maker에서는 Dog/Clipper)가 담보를 경매에 부치고, Keeper라 불리는 봇들이 이를 DAI로 매수해 부채를 상환한다.
Peg Stability Module (PSM)
순수 암호화폐 담보만으로는 페그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MakerDAO는 일찍 깨달았다. 2020년 도입한 PSM은 USDC 같은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1:1로 DAI와 직접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컨트랙트다.
- DAI > 1달러: 사용자가 USDC를 PSM에 넣고 DAI를 받아 시장에 매도 → 가격 하락
- DAI < 1달러: 사용자가 시장에서 DAI를 사서 PSM에서 USDC로 교환 → 가격 상승
PSM은 결국 DAI를 부분적으로 USDC에 의존하게 만든다. 2023년 SVB 사태 당시 DAI가 함께 디페그된 것도 PSM 담보의 절반 이상이 USDC였기 때문이다. 탈중앙화를 내세우는 DAI가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에 페그를 의존하는 셈이다.
오라클과 청산 리스크
암호화폐 담보 모델의 가장 큰 약점은 오라클이다. ETH의 가격을 어떻게 알아내는가? Maker는 다수의 신뢰된 오라클을 운영하고, 가격 피드를 1시간 지연시키는 Oracle Security Module을 둔다. 갑작스러운 가격 조작 공격을 막으려는 장치다.
청산 자체도 위험 요소다. 2020년 3월 “Black Thursday”에 ETH 가격이 50% 폭락했을 때, 네트워크 혼잡으로 가스비가 폭등하면서 Keeper들이 청산에 참여하지 못했고, 일부 Vault가 0달러에 청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알고리즘이 실패한 이유
담보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1달러를 유지하려는 시도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Terra의 UST이고, 가장 처참한 실패도 UST다.
Terra의 이중 토큰 모델
UST와 자매 토큰 LUNA가 다음 규칙으로 묶여 있었다.
- 1 UST는 항상 1달러 어치의 LUNA로 교환 가능
- 1 LUNA는 시장 가격대로 UST 발행에 사용 가능
가격이 1달러에서 벗어나면 차익거래로 보정된다는 가정이었다.
- UST가 0.98달러이면 차익거래자가 시장에서 UST를 사서 1달러 어치 LUNA로 교환 → 차익 0.02달러 → UST 가격 상승
- UST가 1.02달러이면 차익거래자가 LUNA를 태워서 UST를 발행해 매도 → 차익 0.02달러 → UST 가격 하락
Death Spiral
핵심은 단순하다. LUNA의 가치 자체가 UST의 신뢰에 묶여 있다. UST가 디페그되면 LUNA로 교환하려는 압력이 생기고, LUNA 공급이 폭발하면서 가격이 폭락한다. LUNA 가격이 폭락하면 UST 1개 환매에 더 많은 LUNA가 필요해지고, 결국 LUNA 가격이 0에 수렴한다.
flowchart TD
A[UST 디페그<br/>$1 → $0.98] --> B[보유자가 UST를 LUNA로 교환]
B --> C[LUNA 공급 폭증]
C --> D[LUNA 가격 폭락]
D --> E[UST 환매에 더 많은 LUNA 필요]
E --> F[LUNA 추가 발행 폭발]
F --> G[UST 신뢰 완전 붕괴]
G --> A
style A fill:#D9534F,color:#fff
style G fill:#000,color:#fff
2022년 5월 9~13일, 5일 만에 UST는 0.10달러까지 떨어졌고 LUNA는 3.5억 개에서 6.5조 개로 발행되며 사실상 0원이 되었다.
4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증발했다.
UST 붕괴의 진짜 원인은 알고리즘 자체보다 Anchor Protocol의 20% 고정 이자율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외부 자본 유입 없이는 유지 불가능한 보조금 구조였고, 자본이 빠지기 시작하자 차익거래 루프는 페그 회복이 아니라 붕괴를 가속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평온한 시장에서는 알고리즘이 페그를 유지하지만, 신뢰가 흔들리면 같은 메커니즘이 붕괴를 가속한다는 점이 핵심 교훈이다.
델타 중립 헤지 — Ethena USDe
UST 이후 등장한 새로운 모델이다. 알고리즘만으로는 안 되고, 법정화폐 담보는 너무 중앙화돼 있다는 문제를 다른 방향으로 풀려는 시도다.
Ethena의 USDe가 대표적이다. 시가총액 약 140억 달러로 2026년 현재 3위 스테이블코인이다.
델타 중립 헤지 메커니즘
핵심 아이디어는 현물 롱과 선물 숏을 동시에 보유해 가격 변동을 상쇄하는 것이다.
flowchart LR
U[사용자] -->|$100 ETH 예치| E[Ethena]
E -->|$100 ETH 현물 보유| S1[Spot Long]
E -->|$100 ETH 무기한 선물 숏| S2[Perp Short]
S1 -.->|ETH ↑ 시 +수익| H[합산 가치<br/>$100 고정]
S2 -.->|ETH ↑ 시 -손실| H
H -->|발행| USDe[USDe 토큰]
USDe --> U
style E fill:#4A90D9,color:#fff
style H fill:#50C878,color:#fff
ETH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든, 현물에서 얻는 손익과 선물 숏에서 얻는 손익이 정확히 상쇄된다. 결과적으로 담보의 달러 가치는 100달러에 고정된다.
Funding Rate 수익
이 구조가 단순한 헤지를 넘어 매력적인 이유는 선물 펀딩비 때문이다.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롱 포지션이 우세하면 롱 보유자가 숏 보유자에게 펀딩비를 지급한다.
Ethena는 항상 숏 포지션이므로 펀딩비를 받는 입장이다.
2024년 평균 펀딩비 환산 수익률은 ~11%, 2025년에는 ~5% 수준이었다.
이 수익이 sUSDe(스테이킹된 USDe) 보유자에게 분배된다.
References
- Chainlink — Stablecoins
- USDC — Fiat-backed vs Algorithmic
- Ethena Documentation
- Ethena — How USDe Works
- MakerDAO — PSM Module
- Maker Protocol — Liquidation 2.0
- Latham & Watkins — The GENIUS Act of 2025
- Harvard Law — Anatomy of the Terra Luna Crash
- Richmond Fed — Why Stablecoins Fail: A Post-Mortem on Terra
- WEF — GENIUS Act vs MiCA Convergence
- J.P. Morgan — Demystifying Stablecoins